유희열의 스케치북 200회
"안녕하세요, 전 부산에서 온 김태춘 입니다"
김태춘씨의 어눌한 말투의 첫인사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. 마치 배우 겸 가수인 양동근씨를 생각나게 하더군요^^
"안녕하세요, 예비신부 이효리 입니다"
역시 어디서나 당당하고 자신감있는 이효리입니다. 가수로서의 재능보다는 섹시함을 부각시키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질타받기도 하는데요. 하지만, 그녀만의 스타일과 개성이 있기에 그런 섹시함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.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섹시함을 어필하려 하지만 이효리만큼 자신만의 캐릭터와 개성을 강하게 보여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. 연예인이라는 직업도 자신을 상품으로서 대중에게 보여줘야하는 부분이 분명이 존재하기 때문이죠.
유희열씨의 출연요청 전화를 받고 단 0.5초만에 OK 한 이효리인데요. 그 이유는 바로 김태춘 때문이라고 합니다.
김태춘 : 왜 제 핑계 대세요?
이효리 : 나 아니었으면 너가 나올 수 있었겠니? 여기에? 니가?
ㅋㅋㅋㅋ 역시 강한 한 방. 돌직구라는 단어가 유행하지만 돌직구의 원조격이 이효리씨가 아닌가 생각됩니다.^^
근데 이 후부터가 진짜 대박..
김태춘 : 밀어줄거면 확실하게 밀어주세요~
이효리 : 야 이 정도면 확실하게 밀어주는거지, 너 때문에 가슴까지 까고 나왔는데 누나가 지금. 어?
ㅜㅜ
관객들과 유희열씨는 완전 멘붕에 쓰러져 버립니다. 이런 사태를 어찌하리오..
물론 사전에 준비한 멘트겠지만 역시나 큰 한방입니다.
김태춘씨는 이효리씨의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 "묻지 않을게요" 작곡자이기 합니다. 이적씨를 통해 처음으로 김태춘씨를 만나게 되었다고 하네요.
처음 김태춘씨가 작곡 제안을 받고 자신의 음악 스타일과 이효리씨의 스타일과 잘 맞을지 의문이 들어 망설이게 되었다고 하는데요. 제안을 받고 전화상으로 대답한 말이 "시간나면 한번 해볼게요, 안되면 할 수 없고.." 부산사투리로 구수하게 대답했다고 합니다.
자신의 음악적 주관이 정말 뚜렷한 작곡자이자 싱어 송 라이터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.
대부분의 작곡자라면 그런 제안은 흔쾌히 승낙할텐데 말이죠.. 물론 김태춘씨가 그 짧은 순간에 일부러 그 말을 생각해내서 했다고 아주 꼬아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, 제가 느끼기엔 순수한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김태춘 작곡자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부분 같았습니다.
김태춘씨의 조건이 있었는데요.
"자기가 곡을 주면 녹음 할 때 기차표를 끊어줘야 내가 서울에 갈 수 있다"는 것이었습니다.. 참.. 이 사람 순수하네요^^;
거창한 조건인 줄 알고 그게 뭔지 유심히 들어보았는데, 그런 단순한 조건이었다는 것에 놀랐다고 하네요.
김태춘씨는 작곡자로서 이미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합니다. 유희열씨가 자기가 누구인지 알겠냐구 물어본 이런 대화들이 참 새롭게 느껴졌습니다.
김태춘 : 유명하잖아요, 이런 프로그램도 하시고, 토이도 하시고, 그런데 노래는 안들어봤어요.
이효리 : 제 노래도 그랬어요.
김태춘 : 그게 죄는 아니잖아요, 자기 취향이 있고, 인생관이 있는데..
정말 세상과 담 쌓고 자신만의 음악세계에 몰두하고 있는 음악인이네요^^;
유희열 : 대한민국 여가수 중에 누굴 젤 좋아했어요?
김태춘 : 베이비복스요.
(박장대소...)
우와. 진짜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건가요? 다른 분야도 아니고 자신의 분야인 대중음악인데.. 물론 이런 생각은 편견이라고 생각되지만 최근 흐름이라든가 트렌드, 경향 같은 것들은 알 수도 있잖아요..ㅠㅠ
유희열 : 그럼 태춘씨, 효리씨와의 작업이 좋았겠지만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면?
김태춘 : 저는 이제 컨츄리를 좋아하고, 하는 사람이니까 약간 그 색깔이 좀 더 진하게 담아서 사람들이 그 색을 볼 수 있게끔 했으면 어떨까..
이효리 : 태춘이는 자기처럼 불러줬으면 하는데,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그거 되게 어렵거든요. 한번 들어보실래요? 어떻게 하는지?
유희열 : 어트게, 어트게, 어떻게 해요??
기타로 연주를 하려고 준비하는데, 기타가 되게 올드해보인다는 말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기타라고 소개하는데요. 얼마나 됬냐고 물으니까 2년 됬다고..ㅋㅋ
무슨 20년 된건지 알았다며.. 다시한번 박장대소..ㅋㅋ
김태춘 : 연애를 해도 사귄 기간이 중요한게 아니잖아요, 사랑하는 기간이 중요한거지..
김태춘씨가 노래를 시작하는데, 이건 뭐 완전 앵앵 목소리.. ㅋㅋㅋ 아.. 진짜 이 사람 너무 웃기네요.
이효리와 유희열이 따라해보는데요. 유희열씨가 정말 너무너무 잘합니다. 그러더니 자기가 곡 하나 주겠다며..ㅋㅋㅋ
(노래를 열창합니다. "사랑의 부도~ 수~표를 남발하였네~ 내 영혼까지 압류해가네~" )
태춘이처럼 혼자 열심히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다는 이효리씨입니다. 유기견 봉사활동을 이미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이효리. 사람들이 잘 보지 않고 듣지 않는 목소리와 사회의 사각지대에 대한 관심을 계속 어필하고 있습니다.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보다 뒤에서 일상에서의 삶이 아름다운 여자 이효리 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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